무기 거래 촉진하고 평화 협력 방해하는 ‘죽음의 시장’ 아덱스를 중단하라

‘종전선언’ 호소하며 무기 거래로 경제 성장 이루려는 방위산업 진흥 정책 폐기하라

 

내일(10/19)부터 23일까지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Seoul ADEX 2021, 이하 아덱스)가 열린다. 그러나 ‘전시회’라는 이름 뒤에 숨은 아덱스의 실체는 살인 무기가 거래되는 ‘죽음의 시장’이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 등 인류가 새롭게 직면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에 평화로운 협력을 가로막고, 무고한 이들의 고통을 담보로 성장하는 무기 산업을 부추기는 아덱스의 전면 중단을 요구한다. 더불어 전 세계에 ‘종전선언’을 호소하며 이웃 국가에 무기를 팔아 경제 성장을 이루려는 위선적인 한국 정부의 방위산업 진흥 정책 역시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1,180억 달러(한화 136.6조 원) 치의 무기가 거래되었다. 무장 폭력과 분쟁 등에서 무기 사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8년에만 약 60만 명에 달한다. 무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와 부패 문제 역시 심각하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거래가 이뤄지지만 군사 기밀 등을 이유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이를 독점한 극소수의 사람들만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무기 거래가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낭비된 막대한 예산은 교육과 복지, 안전과 지속가능한 환경 등 사람을 살리는데 사용해야 할 돈이다.

또한 무기 산업은 분쟁과 고통을 양분 삼아 성장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이 있었던 지난 20년 동안 세계 5위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는데, 록히드 마틴은 무려 1,235.6% 상승했다. 지난 20년간 아프간 전쟁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약 24만 명이 사망했고 600만 명 이상의 난민과 국내 실향민이 발생했다. 미군 역시 2,600여 명이 사망, 2만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무기는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는다. 결국 수많은 아프간 국민과 미군의 희생, 수 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한 아프간 전쟁의 승자는 방산업체들뿐이었다. 그러나 아덱스와 같이 전 세계에서 열리는 최소 74개 이상의 무기 전시회들은 이러한 전쟁의 참혹함과 여기에 기생하는 무기 거래의 비윤리성을 감추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무기 수출을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보고 방위산업을 진흥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 정권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국방예산을 늘리고 방위산업을 육성했다. SIPRI가 발표한 ‘2020년 국제 무기거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액은 세계 9위로, 2015~2020년 동안 이전 5년 대비 210% 급증했다. 세계 20대 무기 수출국 중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특히 한국이 5년간 가장 많은 무기를 수출한 지역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전체 수출의 55%를 차지했다. ‘사람, 평화, 번영’을 핵심 가치로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던 신남방정책의 실체가 방위산업이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한국이 생산하거나 수출한 무기는 예멘 등 분쟁지역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웨스트 파푸아 등지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무기 산업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무기를 제조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토양과 지하수, 대기가 오염되고 소음 피해도 유발한다. 군사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역시 기후 변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어 왔지만 이에 대한 관리와 감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의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스웨덴이나 포르투갈의 1년 치 온실가스 배출량을 능가한다고 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과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때에 열리는 아덱스는 그래서 더욱 부적절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를 호소하면서 이웃 국가에 무기를 팔아 돈을 버는 모습은 이중적이다 못해 위선적이다. 게다가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총 315.2조 원의 국방예산을 투입해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고 경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등 새로운 무기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F-35A, F-35B 등 대표적 공격 무기 수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도 이에 질세라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을 개최하고 최근 5년간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신형 전차, 중·단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등을 공개했다. 무기 전시회를 통해 남북이 군비경쟁을 가시화하는 꼴이다. 우리의 호소가 전 세계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면 남북 모두 군비 증강을 중단해야 한다.

무기로는 전쟁을 막을 수도, 평화를 지킬 수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최신 무기 전시와 현란한 에어쇼는 이 무기들이 어디에서 사용되고 누구를 죽이는지, 어떠한 부패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추락시키는지, 기후 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쳐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죽음의 시장’ 아덱스의 실체를 널리 알리고 중단시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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